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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의 빈곤: 경제학이 말하는 아이러니

by 머니테크J 2025. 9. 15.

서론

‘풍요 속의 빈곤’은 한 사회가 외형상 풍족해 보이지만, 동시에 빈곤과 불평등이 공존하는 모순을 가리킵니다. 경제학에선 이를 저축의 역설(Paradox of Thrift)과 연결해 설명하는데, 모두가 아끼면 총수요가 줄어들고 소득이 감소해 결국 저축 여력마저 약화될 수 있다는 통찰에서 출발합니다.

 

풍요 속의 빈곤: 경제학이 말하는 아이러니

케인즈의 문제의식: 저축이 왜 역설이 되는가

대공황기 대책을 고민하던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저축이 늘면 소비가 줄고, 총수요 위축이 국민소득 감소로 이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소득이 줄어든 개인은 애초 의도와 달리 저축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지요. 반대로 소비가 살아나면 총수요가 확대되고 소득이 늘어 결과적으로 저축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기에는 정부의 적극적 지출로 수요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시각: 저축의 순기능과 투자로의 연결

신고전파 등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저축을 단순히 묵혀두는 현금이 아니라 금융시장을 통해 투자로 전환되는 자본으로 봅니다. 이 관점에선 이자율이 매개가 되어 저축이 자연스럽게 투자로 이어지고, 자본 축적과 생산성 향상이 장기 성장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연못 비유로 보는 국민경제의 순환

경제를 연못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연못에서 흘러나가는 물이 저축, 다시 유입되는 물이 투자라면, 핵심은 저축이 얼마나 원활히 투자로 환류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경기가 좋을 땐 이 순환이 매끄럽지만, 침체기에는 비관적 전망 탓에 투자 의지가 꺾여 저축이 연못 밖에 머무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때 총수요 보강책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사회정책의 문제의식으로 확장된 ‘풍요 속의 빈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부통령 린든 B. 존슨에게 보낸 서한에서 부유한 미국 사회에 절대빈곤층이 공존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그냥 넘길 수 없는 역설”이라 언급했습니다. 이 문제의식은 존슨 행정부의 ‘빈곤과의 전쟁(War on Poverty)’과 1964년 경제기회법(Economic Opportunity Act) 서명으로 이어져, 각종 사회보장 프로그램 확충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정리: 균형을 찾아야 지속 가능하다

‘풍요 속의 빈곤’은 저축과 소비, 투자와 분배, 성장과 안정 사이의 균형을 묻는 개념입니다. 저축의 미덕과 투자로의 선순환을 살리되, 경기 국면에 따라 총수요를 보완하고 소득·기회 불균형을 완화하는 사회 안전망을 함께 설계해야 풍요가 빈곤을 생성하는 역설을 피할 수 있습니다.